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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2012 인도 여행

04/04 다르질링 이야기

04/04 도도한 여왕님

 

다르질링은 인도인들에게도 유명한 휴양지다. 덕분에 인도인들의 휴가 시즌인 혹서기가 시즌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방값이 제일 비싸다는 뜻이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곳은 더블룸에 400루피다. 개인 욕실인데다가 순간온수기도 있어서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수기라면 좀 더 좋은 가격에 머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행히 주인이 네팔인이라 사기당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사실 다르질링을 휴양지로 개발한 사람들은 영국인들이다. 혹서기의 더운 인도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시원한 곳을 찾아 고지대를 뒤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게다가 영국인들의 염원이었던 차도 재배할 수 있는 곳이다. 암튼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풍광 덕분인지, 차 재배라는 실용적인 이유 덕분인지 다르질링은 히말라야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문제는 이 여왕님이 요새 좀 까탈스럽다는 점이다. 필자가 도착한 날에는 안개가 잔뜩 끼기 시작하더니 비가 내렸다. 그것도 우박까지 덤으로. 난생 처음으로 맞은 우박은 신기하기도 했지만, 배낭을 들고 이동하는 입장에서는 죽을 맛 이였다. 다행히 오늘 낮은 날씨가 어느 정도 갰다. 5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굼이 보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밤에는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 저녁도 게스트하우스 부설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시켜 먹어봤지만, 미묘한 맛이다. 가능하면 다른 곳에서 먹고 오려고 했는데, 여왕님이 여기서 먹으라니 여기서 먹어야 겠다.

 

먹을 것 이야기를 하니까, 차 이야기를 해보자. 다르질링은 아주 유명한 홍차 산지다. 중국의 기문, 스리랑카의 실론과 더불어서 세계 홍차 3대 산지에 속하는 곳이다. 그 만큼 다원도 많다. 실리구리에서 다르질링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많은 다원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다원은 홍차 브랜드 회사에서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다원에 회사 브랜드 이름을 붙인다. 그런 다원 중에서 특이한 다원이 하나 있다. 마가렛의 희망이 그것이다.

 

실제로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마가렛의 희망은 슬픈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 시절이였을 때, 이 곳 다원의 주인 이였던 영국인은 마가렛이라는 자신의 딸을 영국에서 이곳으로 데려왔다. 습한 영국 기후에 병들어가는 딸이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렸으면 하는 기대 때문 이였다고 한다. 다행히 마가렛은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고,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가 차고 결혼할 나이가 되자 영국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마가렛은 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만 병이 들었다. 그리고 영국에 도착하기 전에 배 안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런 딸을 기리며 다원의 주인은 다원에 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당시 영국 식민지 시절 당시의 슬픈 이야기를 안고 있는 마가렛의 희망. 책에서 보던 다원을 실제로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 다르질링 기차역, 지금은 일부 구간만 토이트레인을 탈 수 있다. -


- 다르질링 날씨에는 이런 우박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



2012/07/02 - [2012 인도 여행] - 04/03 다르질링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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