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9 태양 사원을 다녀와서
03/29 태양 사원을 다녀와서
오늘은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임파선염이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항생제 요법을 시작했으니 금방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할 일 없는 마을이니, 몸이 낫는 대로 얼른 떠야지. 뿌리를 뜨기 위해서는 먼저 기차표가 필요했다. 다음 목적지인 꼴까따로 가는 밤기차를 예약해야 했다. 정규표는 이미 대기번호까지 걸려있는 상태라 딱칼푤르 구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아침부터 기차역으로 출동해서 인도인들과 신명나게 몸싸움 하고 왔다. 다행히 표는 구했다. 표를 구했으니, 다음 목표를 수행해야 겠다. 다음 목표는 인도 동부를 대표하는 사원인 태양 사원이었다. 오리싸 주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뿌리에서 가까운 코나락이라는 마을에 있다. 뿌리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버스로 1시간이나 걸린다. 가능하면 직행 버스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편한 형편은 허락되지 않았다. 아픈 몸 이여서 가기 싫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왕 왔으니 가야겠지. 다행히 1시간 동안 지역 버스를 달려 도착한 태양 사원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사원의 규모와 양식이다. 지역이 넓은 만큼 사원 양식도 다양한 곳이 인도 라지만, 태양 사원은 매우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입구 부분이다. 입구 부분을 보면 전차를 이끄는 말 석상이 있다. 상당히 역동적으로 묘사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말 석상을 지나쳐 사원의 기단 부분을 보면 아주 큰 바퀴를 찾을 수 있다. 오리싸 주의 대표 문양 중 하나인 그 유명한 태양 사원의 바퀴다. 비록 실제로 움직이는 구조는 아니지만 바퀴의 묘사력은 매우 뛰어나다. 우선 바퀴의 축을 보자. 실제 바퀴처럼 축을 잠그는 잠금쇠가 있다. 그리고 축을 따라 다양한 원형의 장식이 있다. 장식들은 모두 다른 형상으로 하나 하나 보는 것도 재밌다. 바퀴는 모두 26개로 13쌍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바퀴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앞면 보다는 옆면에서 보는 것이 좋다. 옆면에서 보면 사원의 전체 모습과 바퀴의 조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실 사원의 규모가 너무 큰 까닭에 사원 가까이에서 돌다 보면 사원의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다. 사원을 돌면서 메모장에 그림을 그려서야 사원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사실 말과 바퀴가 있다는 면에서 짐작했지만, 사원의 전체 모습은 전차와 닮았다. 사원 자체를 하나의 움직이는 거대한 전차로 형상화 한 것이다. 전차는 힌두교 신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탈거리다. 주로 신상에 갇힌 신들이 움직이기 위해서 전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리싸 주는 전차 축제로 유명한 도시다. 2만 명이 넘는 사제가 있는 사원에서 1년 중 3개월을 전차 만드는 데 소비할 만큼 중요한 축제다. 사정이야 어쨋든 눈앞에 보이는 전차 모양의 사원은 정말 감동이었다.
나중에 구글 위성 지도로 찾아봤는데, 역시나 멋진 전차 모양이었다.
- 멀리서 바라본 태양사원, 기단 부분에 바퀴가 달려있다. -
- 벽면에 새겨진 부조도 훌륭한 수준이다. -
- 태양사원의 백미는 바퀴다. -
- 자세히 보면 묘사가 아주 세밀하고 훌륭하다 -
2012/07/02 - [2012 인도 여행] - 03/28 뿌리에서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iew on 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