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4 떠나는 길
04/14 떠나가는 길
오늘도 아침부터 움직였다. 목적은 향후 여행 일정을 포함한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이였다. 가장 급한 것은 카트만두에서 터키로 가는 비행기표 였다. 비행사는 저가 항공사 중 하나인 플라이 두바이로 점 찍어두었다. 무엇보다 가장 싸다. 물론 싸다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황당한 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서 비행기표 값에 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덕분에 싸다고 생각했던 비행기표 값이 결제할 무렵에 1.3배 이상으로 늘어나 있었다. 암튼 무사히 비행기표를 구할 수 있었다.
다음에 준비해야 했던 것은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가는 버스였다. 안타깝게도 미리 생각했던 여행사는 매진이었다. 다행히 다른 여행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출발 시간이 생각보다 빨랐다. 무려 아침 7시 였다. 집합 시간은 새벽 6시 30분이었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비행기표와 버스표를 구하고 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급한 용무를 해결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일단 타멜로 돌아가서 먹고 싶었던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길가에 누워있는 한 무리의 소년들을 봤다. 꾀죄죄한 모습에 다들 입에는 봉지를 하나씩 물고 있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본드나 신나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네팔에 들어오기 전에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다.
네팔에 들어오기 전, 히말라야 자락에 위치한 네팔에 대한 선입관은 확고했다. 아시아계 사람들이 모여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전통을 지키면서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네팔 입국 때 부터 산산조각 났다. 가장 놀랐던 것은 카트만두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인도계 사람들이었다. 사실 인도 여행을 마치고 난 입장에서 인도인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얼마나 많은 사기와 바가지에 시달렸던가. 네팔에 입국할 때, 이제 인도인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춤을 췄다. 하지만 카트만두에서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인도인이다. 리틀 인디아라는 네팔의 별명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과거 영국 식민 통치 덕분에 시킴지역을 뺏기고, 현재 인도인들에게 경제 지배를 뺏기고 있는 네팔. 티벳과 더불어 이 소박한 사람들이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날은 언제 올까.
- 뭔가를 바라보는 네팔 청년 -
암튼 교통편이 해결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은 편했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기에 마하보티 사원으로 발을 옮겼다. 네팔에 오기 전 네팔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면 금색 바탕에 멍한 눈과 이상한 코를 하고 있는 벽화가 생각났다. 오늘 갔던 곳은 그런 이미지를 대표하는 곳이다. 바로 마하보티 스투파 이다. 스와얌부나트 스투파와 다르게 평지에 위치하고 있고, 규모도 더 크다. 그리고 주변에 힌두교 사원이 난립 하지 않아서 더욱 평화스러운 분위기였다. 커다란 반구형 돔 위에 올라가 있는 황금색의 탑과 그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오색기는 네팔의 전통적인 이미지 그대로 였다. 그리고 돔 주위를 안고 있는 **를 돌리는 신자들과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신자들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편해졌다. 마치 보드가야 사원에 있는 느낌이었다. 교통편을 준비하면서 피폐해진 마음에 좋은 회복약이 됐다.
- 마하보티 스투파와 사람들 -
- 마하보티 스투파 -
- 마하보티 스투파 근처의 경전들 -
2012/07/03 - [2012 네팔 여행] - 04/13 박타푸르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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