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5 포카라에 도착해서
카트만두를 떠나 포카라에 도착했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도로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인도와 네팔을 통틀어서 가장 좋은 도로였다. 한국의 고속버스가 생각날 정도로 편안하게 타고 왔다. 물론 가끔 도로에 구멍이 있어서 천장에 머리를 박는 여행자들이 있었다. 다행히 필자는 앉은 키가 작아서 머리는 박지 않았다.
포카라에 도착해서 처음 시작한 일은 입산 허가증을 받는 일이었다. ABC 트레킹을 비롯해서 안나푸르나의 일정 구역 이상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산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게다가 필자는 포터를 고용하지 않고 들어가는 거라 입산 등록도 해야 했다. 입산 허가증은 2000루피 정도고, 입산 등록은 1600루피 정도 였다. 다행히 사무소 직원들은 트레커들에게 매우 친절했다. 허가증과 등록증을 받는 시간은 한 10분 정도 걸렸는데, 그 동안에도 4~5명의 트레커들이 왔었다.
입산 허가증을 받고 나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다음으로 숙소를 찾아야 했다. 포카라에는 숙소가 두 군데에 있다. 하나는 입산 허가 사무소 근처에 있는 댐 사이드 근처고, 다른 하나는 여행자 거리가 모여있는 레이크 사이드 근처다. 사실 레이크 사이드에서 자려고 했는데 짐이 많아서 움직이기 귀찮았다. 댐 사이드 근처에 놀이터라는 숙소가 있어서 얼른 들어갔다. 아마 내 여행 중에서 했던 결정 중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
포카라에는 인도처럼 장기 여행자들은 없었지만 트레킹을 위한 단기 여행자들은 많았다. 특히 등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정말 많았다. 게다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니 언제나 한국인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도착했을 때, 빈 방은 600루피 더블 방만 있었다. 다행히 마음 넓으신 배낭 여행자 한 분이 룸쉐어를 해주셨다. 방 값을 내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셨다. 대신에 필자가 밥을 샀다. 오랜만에 먹는 삼겹살에 소주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앞에서 말했던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는 이야기는 비단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음식 뿐만 아니라, 숙소도 환상이었다. 이제까지 여행했던 숙소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설비가 잘 되어있었다. 인도 루피로 1000루피, 네팔 루피면 1600루피 했던 호텔방 보다도 좋았다. 가장 큰 방에는 목욕시설도 있었다. 암튼 좋은 방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서 행복한 하루였다.
- 포카라에 도착해서, 안나푸르나 보인다 -
2012/07/03 - [2012 네팔 여행] - 04/14 떠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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