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8 트레킹 2일째
4/18 트레킹 2일째
란드록에서 아침 7시에 길을 출발해서 뉴 브리지에 도착했다. 약 1시긴 30분 정도 걸리는 길이였다. 다행히 오늘도 날씨는 맑아서 설산도 잘보이고 풍경도 좋다. 하지만 점심때쯤이면 내려쬐은 햇빛에 괴롭겠다. 넓직한 강위에 철사를 꼬아서 현수를 세우고 나무로 지지판을 댄 뉴 브리지는 이곳의 지명이자 랜드마크다. 실제로 건너보면 스릴감이 상당하다. 아래로는 거친 강이 흐르고 다리는 흔들리기 일쑤다. 게다가 한쪽으로 기울려 있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 됐다. 무사히 건너고 나서 감사한 마음에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뉴브리지 이후로는 갑자기 오르막길이 등장했다. 그 동안 내리막길만 걷다가 갑자기 오르막에 오르려니 숨이 턱 막혔다. 다행히 오르막길은 짧았고 곧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아침끼니를 해결했다. 메뉴는 연속 5기째 달밧이다. 커리에 국도 나와서 입맛에 맞았다. 무엇보다 달밧은 필요한 것은 더 달라고 할 수 있는 궁극의 메뉴다. 재료가 귀한 이곳에서는 한 그릇더 거 지니고 있는 힘이 어마어마 하다. 2달의 인도 여행 동안에 입맛이 이곳 음식에 맞춰진 것이 도움이 되나 보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설산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좋은 풍경은 오전 까지였다. 한 편으로 아쉽지만 이것도 산행의 일부겠다.
뉴 브리지를 지나 걸어오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뉴 브리지 이후로는 거의 오르막길이었다. 게다가 확실히 둘쨋날은 첫쨋날과 체력이 달랐다. 돌계단을 만나면 한숨부터 나오고 오르는 속도도 어제와 달랐다. 다행히 빠듯하지 않은 일정이라 쉬엄 쉬엄 갈 생각이다. 하지만 지누에서 부터 오늘의 목적지인 시누와까지는 모두 오르막길이라고 하니 험난한 여정이 되겠다. 지누까지 가는 길에 J군을 만났다. 인도에서 2번 만난 것을 포함하면 3번째 만남이다. 이제 ABC를 들렸다가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서로 무사 안녕을 바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지누를 지나 참롱으로 올라가는 길에 비를 만났다. 다행히 굵은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산속에서 날씨는 정말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겁이 났다. 혼자 다니고 짐도 10KG 정도 있는 입장이라 더욱 겁이 났다. 일단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비옷을 꺼내 들었다. 비옷을 입고 걷는 것은 최악이기에 가급적 빨리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런 마음 덕분에 지누에서 촘롱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이를 악물고 오를 수 있었다. 3-4개의 숙소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인 촘롱에 도착할 무렵에는 어느새 빗줄기가 굵어져 있었다.
일단 앞에 보이는 숙소 식당으로 들어갔다. 배도 고팠고 비도 피해야 했다. 식당에는 필자 말고도 1커플이 더 있었다. 그들도 비를 피해서 온 모양이다. 배고픈 마음에 바로 달밧을 시켰다. 한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나니 정신이 들었다. 정신이 들자 머리회전이 시작 됐다. 여기서 시누와까지 가는 길은 쉽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2시간 거리라고 했다. 걸어갈 만한 거리지만 날씨가 무서웠다. 창 밖으로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는 여기에서 자고 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 피곤하기도 하고 날씨도 구리니 여기서 자야겠다. 일단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맘이 편했다.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풀고 씻을 준비를 했다. 뜨거운 물을 틀어달라고 하기도 귀찮아서 찬 물로 씻었다. 씻고 나니 마음이 한결 나았다. 씻고 화장실을 나오니 빗줄기는 우박줄기로 바꼈다. 다르질링에서 시달린 경험이 있어서 이곳에서 쉬길 정말 잘한 것 같았다. 내일 일정에 대한 걱정은 일단 미루고 잠을 자야겠다. 그렇게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 깼다. 윗 숙소에 한국인들이 들어온 모양이었다. 놀이터 이후로 한국어 회화는 처음 들었다.일어나서 문을 여니 날씨가 어느새 개었다. 숙소 밖을 보니 어제 란드록에서 봤던 외국인 2커플도 봤다. 이제 온 모양이었다.
갠 날씨가 반가워서 여기 저기 사진을 찍다가 윗 숙소로 올라갔다. 올라가서 식당에서 차를 마시면서 그 한국인들 일행과 담소를 나눴다. 나역푸르에서 출발한 어르신 2커플과 포카라에서 봤던 7명이었다. 비금부터 올라간다고 하니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았다.
2012/07/03 - [2012 네팔 여행] - 04/17 트레킹 출발!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iew on 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