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2 터키 여행

05/14 작은 항구마을, 아마스라

다즐링 O.P. 2012. 7. 7. 12:45

05/14 작은 항구 마을, 아마스라

 

사플란볼루에서 브라틴을 거쳐서 아마스라로 왔다. 미니버스라고 하는 돌무쉬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었다. 짧은 시간이라면 짧은 시간이지만, 교통비는 만만치 않았다. 역시 유럽은 모든 물가가 비싼가. 밥값이야 아낀다고 하지만 교통비와 숙박비는 아끼고 싶어도 아낄 방법이 없으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플란볼루에서 아마스라로 가는 내내 날씨가 흐렸다. 다행히 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만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차창 너머로 안개 낀 도로가 스쳐지나갔다. 여행자의 우수를 맘껏 느끼는 순간이었다.

 

멀리 파도소리를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아마스라에 도착했다. 딱 보기에도 작은 마을이었다. 한눈에 마을이 들어왔다. 초승달 모양의 만을 따라서 형성된 마을로 원래는 작은 어촌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여름철 휴향지로 이름 높다고 한다. 하지만 터키의 봄은 그런 풍취를 느끼기에 너무 추웠다. 게다가 이슬비도 내리고 있었다. 일단 숙소를 잡아야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판시욘(터키식 민박)이 있냐고 물어봤다. 안타깝게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단어로만 의사소통 해야 했다. 그러다가 한 아주머니가 봄 철에는 영업하는 판시욘이 없다고 알려줬다. 자신도 판시욘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하루 30리라에 잠을 잘 수 있지만 식사도 하지 못하고, 인터넷 등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곳을 몇 군데 찾아봤지만, 그 아주머니가 하신다는 곳이 가장 싸서 그곳으로 갔다.

 

아주머니가 가르쳐 주신 곳은 주택가에 있는 연립 주택 4층에 위치한 곳이었다. 30평 정도 되는 곳 이였는데, 오늘 이곳을 나 혼자 쓰라고 하셨다. 잠을 잘 수 있는 방만 3개에 부엌, 화장실도 2개 나 있었다. 이런 곳을 혼자서 쓰라고 하다니. 밤에 잘 때 쓸쓸하겠다. 보이는 방 중에서 가장 큰 방에 짐을 풀고 씻으러 갔다. 다행히 온수가 나왔다. 샤워를 하고 나니 피로가 그나마 사라진 느낌이었다.

 

아직 덜 마른 머리에 두건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늦은 점심과 저녁 때 먹을 빵을 사러 가는 길이었다. 1리라도 안하는 바게트 빵에 초코잼과 차 한잔이면 여행자 식사로 충분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슈퍼에서 바케트 빵과 간식을 몇 가지 샀다. 이런 먹거리는 그럭저럭 납득할 만한 물가였다. 하지만 왜 요리만 시키면 그렇게 비싼걸까? 현지식은 그나마 부담이 덜 했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그것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산책이라도 하면 좋겠지만, 차분히 내리는 비 앞에서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숙소로 들어와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침대에서 누워 비 소리에 음악을 들으며 쉬었다



- 흑해 연안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작은 항구 마을 아마스라 -



2012/07/07 - [2012 터키 여행] - 05/13 사플란볼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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