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 수 있다.

배낭여행 - 대학생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볼만한 로망 중 하나다. 가이드를 따라 버스에 오르고 내리는 일정으로 가득찬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로운 배낭 여행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다. 이 배낭 여행에도 일종의 유행이 있다. 처음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1989년대 말에는 유럽이나 미국 등지로 배낭 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러다가 동남아나 일본 등이 각광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 인도를 비롯한 제 3세계로의 배낭 여행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이 유행이라고 한다. 



배낭여행 - 유럽, 미국 > 동남아, 일본 > 제 3세계 > 남미, 아프리카 > ??



여러 유행 지역 중에서 어느 곳이 가장 배낭 여행하기 적합할까?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한국 사람들 많이 가는 동남아? 최신의 트렌드 남미? 



정답은 물가가 싼 곳이다. 



한 때 5불 생활자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배낭여행족의 여행지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물가다. 요새 물가를 따지면 5불 생활은 어렵고, 하루에 우리나라 돈 1만원 안으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면 배낭 여행지로서 적격이겠다. 그러면서 하루에 이동하기 힘든 거대한 땅과 다양한 문화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행지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인도는 배낭여행족이면 한 번 쯤 거쳐가야 할 관문같은 존재다. 



인도 = 배낭 여행 관문



다르질링 역시 이제까지 2번 정도의 인도 배낭 여행을 한 경험이 있다. 2개월 + 2개월 코스였다. 장장 4개월 동안 인도를 여행했지만, 인도 해안선을 따라 일주하는 일정만을 소화했다. 특히 북인도의 라다크, 레 지역을 가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열심히 보고 열심히 느꼈지만, 4개월 이라는 시간은 인도를 소화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그 4개월 이라는 시간 동안 인도에 있으면서 인도를 향한 욕설도 실컷 날렸다. 때로는 인도인들에게, 때로는 인도에게. 하지만 인도를 벗어나면, 인도가 그리워졌다. 그런 그리움을 견디지못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인도 기행문을 찾아 읽었다. 



국내에는 시인 류시화씨를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인도 기행문을 써놓았다. 사진을 중심으로 한 에세이집부터 만화로 그려낸 기행문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그 중에서 다르질링의 여행 감성과 죽이 맞았던 책이 있어서 이렇게 소개한다. 





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 수 있다

저자
임헌갑 지음
출판사
경당 | 2001-05-10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인도의 노래하는 성자들의 이야기 길 끝나는 곳에서 길을 묻는다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의 출간은 2001년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이미 1994년에 같은 내용의 책이 발표 되었다. 출판사를 옮기는 과정에 출간 연도가 바뀐 것 같다. 인도 기행문에 관한 책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작가의 자유로운 영혼 덕분에 탄생한 여행 감각 - 글 전체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영혼은 매우 자유롭다. 때로는 거지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지나가는 여인과 인연을 맺는다. 남들이 가지말라는 길을 찾아 나서고, 인도인들의 관행에 저항한다. 다가오는 것은 막지 않고, 떠나가는 것은 방해하지 않는 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은 인도 여행을 하기 전 누구가 배워야 할 덕목 같이 느껴졌다. 



2. 기자 특유의 관찰력과 글솜씨 - 기자를 했던 경험 덕분에 작가는 관찰력이 매우 뛰어나다. 글 중간 중간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문장들이 보일 때마다, 작가의 관찰력에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요즘 기자들과 다르게 글을 쓰는 감각이 남다르다. 짧은 문장과 살아있는 단어들로 독자들에게 감정을 전달한다. 



3. 인도 배낭 여행 초기의 경험 - 1989년 해외 여행 자유화가 시작되고나서 20년 정도가 흘렀다. 이 20년 이라는 시간동안 인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덕분에 배낭 여행의 풍속도 많이 바꼈다. 식당에서 WIFI가 되고 숙소를 이메일로 예약할 수 있다. USIM 카드를 구입하여 3G 데이터 통신도 가능하다. 점차 인도 배낭 여행의 로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1994년도 당시 인도 배낭 여행의 풍경을 그려넣은 이 책은 독자들에게 배낭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일부 가이드북에서 혹평했던 단점들도 보인다. 너무나 자유로운 저자의 영혼 덕분에 인도의 일부 풍경이 잘못 묘사됐다는 점이다. 물론 다르질링이 보기에는 저자의 묘사가 현재 인도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점을 여행자들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당시 여행에서 느꼈던 점을 솔직한 필체로 엮어낸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고아에서 마리화나나 마약이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나, 대도시에서 창녀촌이 번화하다는 점을 굳이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었을까? 일부 성숙하지 못한 독자에게는 너무나 강한 자극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배낭 여행에 앞서 자유로운 영혼을 맛보고 싶은 사람
  • 초창기 인도 여행의 풍경을 보고 싶은 사람
  • 배낭 여행을 앞두고 배낭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사람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 시스템  (0) 2012.10.19
사진 예술 개론  (0) 2012.08.29
대몽골 시간여행  (0) 2012.08.29
다산의 지식 경영법 ?!  (0) 2012.07.29
책의 미래  (0) 201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