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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작품 사진

Sky 1




아침마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을 끄면서 침대에서 일어난다. 혼자서 자기에는 넓고, 둘이서 자기에는 좁은 침대에서 자는 것은 언제나 쓸쓸하다. 옆에 따뜻함을 나눠줄 누군가가 있다면 나도, 그사람도 따뜻할 텐데. 다시 눕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침대 밖으로 나온다. 양팔에 살짝 소름이 돋는다. 한발자국씩 내미는 다리가 뻐근하다. 텁텁거리는 목을 축이기 위해 냉장고로 향한다. 냉장고 안에는 김치, 마른반찬, 생수, 우유 - 생수를 들고 한모금 목을 축인다. 냉장고 옆에 있는 보일러를 켜고 씻을 준비를 한다. 바닥이 웅~하면서 울리는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 - 보일러는 오늘도 시키는대로 움직인다. 


물이 데워지면 화장실로 들어간다. 안경을 벗고 세면대에 물을 튼다. 잠시 차가운 물이 나오다가 따뜻한 물이 나온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젤로 머리를 다듬고 나면, 안경을 쓴다. 안경에 물이 맺혀 있다. 화장실 거울에 반사된 나의 모습이 이그러져 보인다. 왼쪽눈이 오른쪽 눈보다 크게 보인다. 코는 들창코, 입은 한쪽만 올라가 있다. 거울에 보이는 나만 이그러져 보이는 것이 아니고, 화장실 풍경이 이그러져 보인다. 화장실에서 나와 책상을 향한다. 책상으로 가는 동안에 보이는 방 안 풍경도 이그러져 보인다. 삐뚤하게 보이는 의자, 한 쪽 모서리가 튀어나온 노트북. 책상에서 안경닦이를 찾아 안경을 닦는다. 아, 이제야 바로 보인다. 






사람은 살면서 눈으로 무엇을 보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눈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이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의 눈에는 어떤 필터가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만 본다.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안경에 맺힌 물 때문에 주변 풍경이 제대로 보인지 않는 것 처럼. 눈 뿐만이 아니다. 귀에도 자신이 듣고 싶은대로만 듣는 - 그런 필터가 있다. 그러기에 현실을 받아들을 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내가 객관적으로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지 항상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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