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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2012 터키 여행

05/12 고이 접어 넣은 이어폰

05/12 고이 접어 넣은 이어폰

 

오늘은 이스탄불을 떠나는 날이다. 예상했던 4일 일정보다 하루 길어진 5일 일정으로 이스탄불을 둘러봤다. 보고 싶었던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를 둘러봤다. 개인적으로 아야소피아는 내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웠고, 블루모스크는 외형으로도 만족했다. 그리고 이스탄불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탁심 광장과 그 끝에 있는 갈라타 타워까지 오는 길에 봤던 교회는 정말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줬다. 구시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갈라타 다리 밑에서 고등어 케밥도 먹어봤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페리도 타봤다. 또한 좋은 형님을 만나서 이스탄불 야경 구경도 실컷 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은 코라 수도원에서 본 모자이크 역시 큰 만족감을 줬다.

 

그리고 오늘은 아쉬웠던 곳들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충분히 구경하지 않았던 이집션 바자르를 시작으로 뤼스템 파샤 모스크와 쉴레이마니예 자미를 들리고 하였다. 숙소에서 3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이집션 바자르는 여전히 사람이 북적거렸다. 맛보기용 견과류를 집어먹으면서 이리 저리 사진을 찍었다. 다행히 인도 사람들보다 친절하고 호의적인 터키사람들이었다.

 

이집션 바자를 들리고 난 다음에는 뤼스템 파샤 모스크로 향했다. 안타깝게도 기도 시간이여서 입장이 안된다고 하였다. 1시간 뒤에 오라고 하였다. 모스크에서 그냥 기다릴까 하다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페리를 다시 타기로 했다. 50분 정도 걸리는 뱃길이니 시간 때우기에 그만이었다. 2리라에 맛보는 바닷바람은 정말 시원했다. 페리를 타고 나니 모스크에 들어갈 시간이 됐다. 뤼스템 파샤 모스크의 내부는 아담하고 조용했다. 장식이야 화려하지만, 아야소피아나 블루모스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붕에 있는 문양과 문에 새겨진 장식들은 참신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입구에서 나눠준 공짜 코란이었다.

 

끝으로 찾아갔던 곳은 쉴레아미예 자미였다. 이곳은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입구에 선 순간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블루모스크 저리 가라는 웅장한 건물의 모습 앞에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이슬람들교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고 나도 정말 좋아하는 완벽한 대칭 모습에 감탄 외 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가슴 가득 감탄을 안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내부의 웅장한 모습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그리고 내 귀에 걸려있는 이어폰을 고이 접어 넣었다. 이 곳에서 대중 가요를 듣고 있는 것은 이 건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 최고의 설계자가라고 알려진 시난의 걸작품인 이 자미는 이스탄불 여행 마지막에 뜻하지 않은 감동을 안겨줬다. 건물 내부가 워낙 크다 보니 24mm 렌즈로는 충분히 담지 못했다. 그래서 망원으로 주요 부분만 담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은 그런 곳이었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만 없었다면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이곳에서 앉아 한 동안 시간을 때우다 숙소로 돌아왔다.



- 자미 입구 -

- 스탠드 글래스가 인상적이다 - 

- 하얀바탕에 어울리는 파랑색 장식들 - 

- 웅장한 자미 - 


이제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스탄불을 떠난다.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지역답게 곡절많은 역사와 화려한 유적지가 가득한 이스탄불에서의 일정은 꿈만 같았다. 인도와 네팔을 거쳐 오는 길이여서 그 격차는 더욱 컸다. 경적 소리 없는 도시에 감동했고 차 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그들의 운전 매너에 감사했다. 길거리 동물에게도 먹이를 나눠주고 길거리 예술인들에게 작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인도와 네팔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것은 물가였다. 식사 한끼에 5000원 이상은 기본인 이곳 식당 물가에 깜짝 놀랐다. 도미토리도 10000원이 넘어갔다. 오랜만에 맛보는 편리를 즐기기에 필자의 주머니는 너무 얇았다. 그래서 배낭 여행자다운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방은 가급적 도미토리를 이용하고 식사는 잼과 바케트 빵을 이용해야 겠다. 티백을 사서 차도 우려 마시고 왠만한 곳은 걸어가야 겠다. 그럴수록 현지인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으니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해야 겠다.

 

앞으로 여행 방향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접고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이스탄불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물론 그 만큼 입장료들이 비쌌지만. 유럽을 대표하는 비잔틴 제국의 흔적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이슬람의 문화가 살아있는 특별한 곳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복원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어서 입장료를 내는데 다소 부담감이 줄었다. 하지만 입장료가 비싸다고 만족도가 높은 것은 아니었다.

 

가장 비싼 입장료를 지불했던 아야소피아나 블루모스크보다 공짜로 들어갔던 모스크들이 다 좋았었다. 물론 공부가 부족해서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를 충분히 이해 못한 점이 크겠다. 그러나 여행자가 북적거리는 곳보다 기도하는 사람들을 엿볼 수 있는 그런 한적한 곳이 더 좋았다. 시장 한가운데에서 마을 골목에서 시간이 되면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유적지를 제외하고 이스탄불을 이야기하자면 아름다운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겠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 사이의 보스포러스 해협과 각 대륙을 채우고 있는 건물들의 모습은 언제봐도 아름다웠다. 특히 페리 유람선을 타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넉넉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스탄불에서도 제일 좋았던 것은 사람이었다. 숙소에서 만났던 사람이나 이스탄불의 현지인등이나 너무 친절하고 좋았다. 눈을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하고 농담하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인사나 웃음을 받을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이라서 좋았다.



2012/07/07 - [2012 터키 여행] - 05/11 돌카체프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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