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0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아침 8시,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이스탄불 최고의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아야소피아였다. 9시에 개관하는 아야소피아 성당을 가기 위해서 아침부터 서둘렀다. 숙소를 나와 아야소피아까지 가는 길은 하이포드람 광장을 해야 한다. 이곳은 이스탄불에서 오래된 광장으로 터키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다. 권력이 바뀔 때나,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 터키인들은 이곳으로 모였다고 한다.
이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가 2기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유적지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오벨리스크에 눈이 가기 전에 광장 오른쪽에 있는 블루모스크에 눈이 갔다. 블루모스크는 터키를 새로 지배한 이슬람 세력이 아야소피아를 보고 '질 수 없다'며 만든 건물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이슬람 모스크로 외견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해 질 무렵 석양을 배경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더욱 멋있다.
아침 태양을 받으며 빛나는 블루모스크를 뒤로 하고 아야소피아로 향했다. 내부에서 보기에는 블루모스크보다 크긴 하지만 정형미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야소피아의 매력은 내부에 있다고 하니 기대감에 부풀었다. 개관 시간인 9시가 안된 시간 이지만, 아야소피아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다행히 줄이 비교적 빨리 줄어서 10분 만에 티켓을 살 수 있었다. 바코드로 찍고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 들어선 아야소피아 - 위대한 문을 지나 눈 앞에 펼쳐진 본당 앞에서 말을 잃어야 했다. 장엄하다고 느껴질 정도 규모의 천장, 그 천장에 그려져 있는 기독교 벽화들, 저 멀리 보이는 스탠드 글래스와 이질적인 이슬람 문자 장식들이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인도에서 규모 있고 화려한 건축물들을 많이 봤지만, 이 곳만큼 감탄을 자아내는 곳은 드물었다.
아야소피아 이렇게 이질적인 모습을 갖는 이유가 있다. 이곳을 지배하던 비잔틴제국시절에 만들어진 아야소피아는 당시에는 교회였다. 역사상 가장 장엄한 교회로 손꼽혔고, 기독교의 성지였다. 하지만 이슬람 세력권에 의해서 모스크로 개장되고 모스크로 활용당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복원 공사 도중에 이슬람 세력들이 칠해 놓은 벽화가 벗겨지면서 교회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빛으로 모자이크 된 화려한 예수 그리스도의 벽화는 아야소피아의 역사를 새로 쓴 셈이다. 결국 이슬람의 성지이며 기독교의 성지이기도 한 아야소피아의 운명은 기구할 뻔 했다. 두 세력의 갈등이 이곳으로 번져오면 건물에 피해가 생길 것은 뻔했다. 그래서 터키 근대화의 아버지인 아타튀르크는 이곳을 박물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 어떤한 종교적 의식이나 행위를 금지시켰다. 그 덕분에 지금은 박물관으로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아야소피아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당시 전제 정치를 펼쳤던 아타튀르크지만, 문화재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주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하겠다.
- 아야소피아에 전시된 벽화 -
- 아야소피아에 전시된 벽화 -
- 아야소피아에 전시된 벽화 -
- 아야소피아의 천장 -
- 이스탄불 사원의 흔적이 있는 아야소피아 -
생각보다 아야소피아에서 일찍 나와서 한 동안 갈 길을 찾지 못했다. 아무리 못해도 3시간은 걸린다고 하던데, 아마 공부 부족인 것 같았다. 그 다음으로 향했던 곳은 블루모스크 였다. 아야소피아를 본 술탄이 '질 수 없다'라는 일념으로 만든 모스크다. 밖에서 보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3번째 보는 블루모스크 였지만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감탄을 내 뱉었다. 문제는 블루모스크를 보고 나서도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간 곳이 탁심이었다. 탁심은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같은 곳이다. 첫 날 공항에서 숙소로 가기 위해서 지나간 적은 있었지만, 여유 있게 살피지 못했다. 당시에는 그냥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구나 라고 생각만 했다. 하지만 신시가지를 대표하는 번화가였다니. 암튼 탁심 광장에서 갈라타 타워까지 이어지는 길이 주 코스였다.
우리나라 명동처럼 여러 상점들이 즐비한 곳인 이곳은 쉽게 흥미가 일지 않았다. 그렇게 2/3정도를 지나갔을 무렵, 상점 사이에서 교회를 발견했다. 딱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교회였다. 용기를 내서 들어가보니 아름다운 스탠드글래스와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마 이스탄불의 진정한 매력은 이런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 유적지라고 으리으리한 건물이 있기 보다는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유적지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보는 이런 작품이야말로 정말 감동이었다.
- 탁심 광장에서 만난 교회의 스탠드글래스 -
- 교회의 촛불들 -
2012/07/07 - [2012 터키 여행] - 05/09 터키여행의 시작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iew on 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행 이야기 > 2012 터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13 사플란볼루에서 (0) | 2012.07.07 |
---|---|
05/12 고이 접어 넣은 이어폰 (0) | 2012.07.07 |
05/11 돌카체프 궁전 (0) | 2012.07.07 |
05/09 터키여행의 시작 (0) | 2012.07.07 |
05/08 메르하바, 터키 (0) | 201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