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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2012 네팔 여행

04/23 트레킹 마지막날!

04/23 트레킹 마지막날!

 

마지막 트레킹날이 왔다. 마음은 아쉽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마무리가 있어야 다른 곳에도 시작이 있겠다. 오늘은 지누에서 출발해서 나약푸르까지 가는 구간이었다. 길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거리도 있고 그동안의 피로가 축적되어 힘들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데 다리가 떨려왔다. 그래도 좋은 풍경에 일행들과 걸어가니 마음은 편했다.

 

지누에서 출발해서 2시간 정도 걸었을 때, 일행 중 한 분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원래 연골연화증이 있으셨는데, 그 동안 너무 무리하신 모양이었다. 일단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스틱을 드렸다. 조금이라도 무릎의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그 분이 아파하는 모습을 포터가 중간에 지프를 타고 먼저 내려가라는 제안을 했다. 지프를 타는 곳은 테이핑을 한 곳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1시간을 걸어서 지프를 타러 갔다. 그 분을 포함해서 총 5분이 먼저 지프를 타고 내려가셨다. 오랜 트레킹에 다들 지치셨나보다. 필자 역시 타고가려는 마음이 있었다. 지프를 탈 수 있는 곳 부터는 산길이 아니라 지프길이여서 트레킹하는 맛도 떨어졌다. 하지만 마무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지프를 보내고 나약푸르까지 내려왔다. 도착해서 생각해보니 잘 한 것 같다. 나약푸르에서 버스를 타고 포카라로 들어왔다. 포카라에서 택시를 놀이터로 들어와 무사히 하산 신고를 마쳤다.

 

하산신고 후에 바자르 근처에서 아픈 일행들을 지프로 내려보냈다. 그곳부터 단촐해진 일행으로 30분을 더 걸어가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은 탄산음료는 정말 꿀맛이었다. 이곳에서 먹는 마지막 밥이라고 생각하니 맛도 좋았다. 점심을 먹은 후, 2시간 정도를 걸어서 마지막 코스인 나약푸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하산 신고를 하면서 팀스와 퍼밋을 제출했다. 7일만에 꺼낸 팀스와 퍼밋. 혼자 사무실로 찾아가 서류를 작성하고 발급 받았었다. 오로지 혼자 일정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포터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기에 팀스와 퍼밋을 제출할 때, 감회가 특별했다. 앞서 시누와 촘롱 구간을 넘어가며 깨달았던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려워 보이더라도 해보면 할 수 있다는 사실, 이번 트레킹은 그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필자가 짊어지고 간 짐은 카메라를 포함해서 10-12kg 정도 됐다. 침낭이나 오리털 자켓 같은 부피 큰 소지품이 많아 70L 배낭이 80%정도 찼다. 부피도 부피였지만, 무게도 무게였다. 평소라면 평소와 다름없는 속도로 걸어갈 수 있지만, 이번 트레킹은 달랐다. 가본 적 없는 해발 3000-4000m까지 올라가는 오르막길과 끝도 없는 돌계단에 몸이 절로 지쳤다. 양손에 든 스틱에 매달리면서 올라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사서 고생하는 7일 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정 이었기에, 더욱 의미 깊다고 생각한다. 하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길고 긴 트레킹 코스를 마치고 나약푸르로 내려왔다. 중간에 지프의 유혹도 물리치고 내려왔다. 이제 팀스와 퍼밋을 제출하면서 느꼈던 보람을 뒤로 하고 포카라로 가야 할 때였다. 이곳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나 버스가 있다.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이곳에서 포카라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100RP 정도 였다. 내려오는 동안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창밖으로 풍경을 감상했다. 7일간의 일정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었다. 그런 와중에 바로 옆에서 "꼬끼오"하는 닭 소리가 들렸다. 순간 놀라며 감상에서 깨어났다. 누구는 버스를 타고 가며 감상에 젖고, 누구는 일상을 살아간다. 암튼 버스 안에서 닭이 우는 이곳은 네팔이다.

 


2012/07/03 - [2012 네팔 여행] - 04/22 트레킹 6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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