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 실망이야, 에페수스
하얀 석회봉을 떠나 셀축으로 왔다. 이곳은 터키에서 최고의 로마&그리스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그 이름은 에페수스 - 어딘가 날개 달린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이스탄불, 파묵칼레,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터키 관광지 4대 천왕 중 하나이다. 그래서 매년 끊이지 않고 수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는다. 덕분에 마을 규모에 비해 교통이 편리하고 숙소도 많다. 그리고 그 만큼 호객꾼들도 많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한국어를 구사하며 달려드는 호객꾼 2~3명을 격퇴하고 숙소를 찾아 나섰다. 10 분 정도 걸어다니다가 가이드북에 소개된 곳에 숙소를 잡았다. 예상보다 싸지 않았지만, 괜찮은 수준이었다. 오후에 이동하느라 피곤했기에 지하에 위치한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 바로 잤다.
그 다음날 아침 식사 후, 에페수스로 향했다. 셀축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곳은 돌무쉬를 타고 접근할 수 있었다. 걸어가기에도 충분했지만, 유적지를 보기 전에 땀을 빼고 싶진 않았다. 입장권을 구입을 하고 유적지를 들어서니 시원한 가로수길이 필자를 반겨줬다. 시원한 가로수길이 끝날 무렵부터 유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보인 것은 그리스&로마 항만 시설이었다. 예전에 항구였던 이곳이기에 항만 시설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항만 시설이라고 해도 부둣길 정도가 남아있다. 이곳에 배가 들어오는 모습은 상상의 눈으로 감상해야 했다. 상상의 배를 보고 나서 고개를 돌리니 에페수스 극장이 보였다. 이 극장은 2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게다가 산 중턱에 짓느라 객석을 높게 지었다고 한다. 덕분에 객석에서 보이는 무대는 아찔하기 까지 했다. 안타깝게도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여서 극장의 멋진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극장을 지나고 나면 에페수스 도서관과 대리석 길이 보인다. 에페수스 도서관은 그리스&로마 시대에 어마 어마한 장서 규모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2층 구조의 입구 기둥만이 남아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에페수스의 또 다른 볼거리인 대리식 길도 흥미로웠다. 언덕에 400m 정도 길이로 대리석을 깔아 만든 길인데, 매우 화려했다. 물론 상상의 눈으로 봤을 경우에 한 해서다. 3m 너비의 길 양쪽으로 대리석 기둥들이 있고 그 기둥 위에는 유명한 인물의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런 기둥들이 400m 넘게 세워져 있었다. 만약 옛날 모습으로 복원 했다면 장관이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기둥 위에 있는 몇 개의 조각상들로 옛날의 모습을 그려볼 따름이다.
여기까지만 보자면 에페수스의 유적지는 매우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터키에서 본 유적지 중에서 에페수스를 Worst 3 에 꼽는다. 이유는 관광객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유적지로서 명성이 자자하다 보니 매년 수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덕분에 한적하게 유적지를 감상하기 보다는 인파에 떠밀려 가는 경우가 허다 했다. 특히 아프로디시아스를 보고 나니 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에페수스의 박물관 역시 실망이었다. 유명한 관광지이기에, 그에 걸맞는 박물관이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에페수스 박물관의 일부 전시관은 인도 박물관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훌륭한 전시품들이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해 빛을 잃고 있었다.
암튼 이런 저런 이유로 셀축 - 에페수스는 터키에서 본 관광지 중에서 Worst 3 에 꼽히는 곳으로 자리매김 했다.
- 에페수스 신전 -
- 사람들이 그득한 에페수스 -
- 에페수스, 고대 화장실 -
- 에페수스 박물관, 물고기를 탄 에로스 -
2012/07/10 - [2012 터키 여행] - 06/02 파묵칼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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