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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2012 인도 여행

03/21 첸나이, 마말라뿌람

03/21 첸나이, 마말라뿌람

 

마두라이를 떠나 첸나이로 향했다. 첸나이는 인도 4대 도시에 속하는 대도시다. 그만큼 사람도 많고 교통도 복잡하고 공기도 더럽다. 한 마디로 여행자가 머물기에 적당한 도시가 아니다. 물론 다른 대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델리나 뭄바이 같은 곳도 여행자가 머물기에 적당한 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델리에는 세계문화유산이 가득하고 뭄바이는 교통편이 편리했다. 무엇보다 뭄바이에서 미터기로 계산되는 택시는 정말 감동이었다. 그에 비해 첸나이에서 볼 거라곤 정부박물관 정도가 전부였다. 박물관은 250루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나트라즈 청동상은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미어터지는 시내 교통과 비싼 숙박료에 넘치는 사기꾼들이 함께 있는 첸나이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도착한 당일 기차역에서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기차표를 확보한 후, 마말라뿌람이라는 도시로 왔다. 이곳은 해변가에 있는 조용한 마을인데 함피 같은 분위기가 난다. 타밀나두주에서 유명한 해변가라 고급 리조트도 몇 군데 있고, 여행자 대상 식당이나 숙소들도 많다. 다행히 수영하기에 적당한 해변가가 아니여서 물가는 그렇게 높지 않다. 덕분에 남인도 지역에서 장기 체류자가 많이 머물다가 가는 곳이라고 한다.

 

도착한 첫날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식사 후에 휴식을 취했다. 둘째날은 해변가에서 보는 일출로 시작해서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작은 마을이라 1시간 정도에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아 조용했다. 가게 대부분은 기념품점, 여행사, 숙소, 식당 등이었다. 특히 돌로 만든 조각품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손톱만큼 작은 아기자기한 물건 에서부터 대문 장식에 쓰일만한 커다란 조각까지 형태도 다양했다. 마말라뿌람은 예로부터 타밀나두 주에서 석조 조각으로 유명한 도시였다고 한다. 지금도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모양이다.


- 여행 도중만 아니면 하나쯤 욕심났던 마말라뿌람의 조각품들 -

- 한적한 어촌 마을인 마말라뿌람 -


사실 321일은 가출한지 50일째 되는 날이었다. 거처를 떠나 돌아다니는 날짜로 하면 가장 오래 되지 않았나 싶다. 예상하고 있는 여행 일정의 1/3정도 소화한 셈이다.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었다. 델리에서 시작해서 깐야꾸마리까지 내려오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나마 2주 정도 일정을 같이 했던 J양과 가까워졌을까. 스쳐가는 옷깃에 얼마만큼의 인연이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도 인연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요즘이었다.

 

그리고 50일이라는 시간은 하나의 고비였다. 머리가 아프고 근육통에 시달렸다. 게다가 설사까지. 물론 그 전날 땀이 난다는 이유로 옷을 홀딱 벗고 잔 내 잘못이긴 했지만. 50일만에 집으로 드린 전화에 아프다는 티를 내기 싫어서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다행히 설사는 금방 가라앉았고 몸살감기는 2일 만에 떨어졌다. 숙소에서 땀을 쫙쫙 흘리면서 잤던게 도움이 됐나보다. 다음부터는 옷을 입고 자야겠다고 결심했다.



2012/07/02 - [2012 인도 여행] - 03/20 인도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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